원 죄

애당초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만난 것이 잘못이었을까
우연은 운명으로 바뀌면서
서로에게 올개미를 채웠다

깊어가는 가을 밤
귀뚜라미 소리가 처량하다
맺지 못할 사랑이라면
가을이 가기 전에
사랑을 풀어놓아야 한다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에
사랑은 질식하고
깊은 신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이지 않는 정을
끝내 놓치지 않으려고
밤새 뒤쫓아갔다
상처 입은 사랑은
안개 자욱한 길을 따라
저편 강변으로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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