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만난 사랑 ①
“그건 필연이었어.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어.”
영희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당시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후회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누구도 원망할 이유도 없었다. 모든 것은 한계상황에서 자신이 택한 길이었고, 그에 따른 모든 결과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몫이었다.
영희(39세, 가명)는 2년 전 병호(43세, 가명)를 알게 되었다. 페이스북 친구로 지내다가 알게 된 것이다. 당시 영희는 외로웠다.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의 중압감에서 시달리고 있었다. 15년의 오랜 직장생활, 그리고 8년의 결혼생활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삶을 권태롭게 만들고, 지치게 했다
남편이나 아이는 아무 문제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남들이 볼 때 그야말로 평범한 가정, 직장인, 특별히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중산층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혼하고 삼년이 지나서 영희의 옛 애인 문제가 불거졌다 이 문제로 남편인 철수(41세, 가명)와 사이가 나빠졌다. 옛 애인이 영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있었다. 철수는 이런 영희 문제를 알게 된 다음부터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철수는 다른 여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물론 철수도 결혼 전에 많은 과거가 있었다. 그러나 철수는 그 여자들을 모두 정리하고 홀가분한 상태에서 결혼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은 그렇게 깨끗하게 정리하고 결혼했는데, 영희가 결혼 후에도 과거 애인과 연락하고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철수의 상상력은 점점 커져서 나중에는 영희에게 옛 애인과 아이는 몇 번이나 지웠느냐고 따지고 달려들었다 물론 영희는 육체관계는 있었지만 임신까지는 하지 않았다. 아니라고 부인해도 철수는 믿지 않았다. 영희로서는 임신하지 않았던 사실을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
철수는 이혼할 생각은 없었다. 두 사람의 조건이 맞았고, 이혼하고 영희보다 더 나은 여자를 만나서 재혼할 자신도 없었다. 그리고 아이가 있었다. 아이를 위해서도 이혼할 수는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이혼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었다.
철수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이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영희가 옛 애인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하고, 결혼 후에도 계속해서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는 없었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북에서 만난 사랑 ③ (0) | 2020.12.04 |
---|---|
페북에서 만난 사랑 ② (0) | 2020.12.04 |
함부로 믿지 마라 (0) | 2020.12.03 |
사랑의 방법 (0) | 2020.12.03 |
가을이 이렿게 깊어가고 있다 (0) | 2020.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