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만난 사랑 ⑨
그러니까 철수와 영희가 결혼하고 난 지 3년이 지났다. 당시 철수는 36살, 영희는 34살이었다. 겉으로는 별 문제 없는 결혼생활이었다. 두 사람 모두 직장에 충실하고, 아이도 한 명 있었다. 경제적으로도 비교적 괜찮았다.
그런데 영희는 강철 때문에 늘 신경은 그쪽에 가있었다. 철수와 잠자리를 하는 것도 점차 싫어졌다. 강철과 너무 속궁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강철과 있으면 모든 것이 편안했다.
철수가 먼저 영희의 이런 태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잠자리를 거부하는 태도에서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조용히 영희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일단 의심이 들면 모든 것이 이상해 보인다.
의심은 의심을 낳는다. 의처증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의처증에 빠지면 일종의 정신병자가 된다. 아무도 치료할 수 없는 정신질환에 빠지는 것이다.
철수는 일단 영희의 휴대전화를 몰래 보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 영희가 워낙 이런 문제를 잘 알고 대처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몇 달 흘렀다.
그런데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어느 날 영희가 강철과 영화관에 가는 장면을 철수의 지인이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영화관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것을 본 지인이 철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철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영희를 다구쳐 자백을 받았다. 하지만 영희는 강철과의 관계에 대해 솔직하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냥 결혼 전에 알던 사람인데 우연히 만나서 영화를 보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문제는 그냥 또 넘어갔다.
영희는 강철을 만나 이런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상의했다. 강철은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 것도 아냐. 만일 자꾸 귀찮게 하면 내가 만나 이야기할 게. 우리 사랑한다고.”
영희는 생각했다. ‘요새 세상에 이 정도 데이트 하는 것도 죄가 되나? 싫으면 그만 두라지. 나도 더 이상 참고 살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아이가 걱정되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혼했다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강철이 자신을 평생 책임져 준다는 보장도 없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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