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의미 ②

지금도 남산공원에 오르면 그때가 떠오른다. 멀리 한강이 보이고, 북한산이 보였다. 가을에 맞았던 시원한 바람, 가슴 속에 쌓였던 한을 모두 씻어주었던 가을 바람이 추억 속에 아련하다.

내게 구원처럼 남아있는 몇 사람의 따스함이 절망 속에서 빛을 보게 만들었다. 한 사람의 의인만 있어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는 법이다. 한 사람의 사랑만 있어도 한겨울의 한기를 녹일 수 있다.

갑자기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졌다. 일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언지 궁금해졌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존재다. 잠시 머물러 있는 지금 이 시간과 장소가 어디인지 알고 싶어졌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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