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의미 ①
가끔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면서 나의 영혼이 헤쳐나가는 푸른 파도를 생각한다.
하얀 물보라가 눈에 선하다. 차가운 모래밭을 맨발로 걸으면서 내 영혼은 갈매기를 따라 저 멀리 무인도로 날아간다. 그곳에는 조용한 솔밭이 있다. 솔향기를 맡으며 잠이 든다. 별이 빛난다. 별빛을 받으며 사랑을 느낀다.
아무 것도 아니었을 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을 때가 있었다. 그냥 허약한 육신에 순수한 정신만을 가지고 서울 시내를 바라다 보고 있을 때였다. 나는 동숭동 뒷산에서 반짝이는 서울의 야경을 물끄럼히 바라다 보았다. 서울은 거대한 공룡이었다.
나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저항할 수도 없었고, 순응할 수도 없었다. 도시는 초라한 존재를 압도하고 있었다. 무거움에 눌려 숨도 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은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게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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