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밤에>
눈을 감고 바이올린곡을 듣는다.
멀리서 네가 내게로 온다.
너의 발자국소리를 듣기 위해
밤하늘의 정적마저 잠재운다.
가느랗게, 그리고 길게
너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
나는 물안개처럼 피어난 겨울 밤
고개를 숙인 채
너를 따라 어디론가 떠난다.
가슴을 풀어헤치고
구름 위를 날고 있다.
갑자기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포근했던 촉감을 잃어버리고
차가운 얼음 위를 걷는다.
수정처럼 맑은 밀어를 마시며
달빛에 물들어
우리는 영원속에서 화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