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01)
맹 교수는 강의시간에도 여학생들과 시선을 맞추는 일은 없었다. 여학생에게 일부러 거리를 두고, 냉냉하게 대했다. 여학생이 교수실로 상담을 하러 와도, 반드시 문을 열어놓고 가급적 짧은 시간 상담하고 돌려보냈다.
맹 교수는 부모에 대한 효성도 매우 지극하다고 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85세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고 했다. 어머니는 45살에 어렵게 맹 교수를 늦둥이로 나아서 애지중지 키웠다. 맹 교수 아버지는 아들을 낳고 5년 만에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술을 너무 좋아하고, 여자를 너무 좋아해서였다. 아버지는 적지 않은 유산을 남겨놓고 돌아가셨는데, 어머니는 아버지가 숨겨놓은 자식들이 나타나서 상속권을 주장할까 봐 몇 년 동안은 아주 노심초사했다.
다행이 아버지는 바람은 많이 피웠어도, 다른 여자를 임신시키지는 않았다. 어머니는 그런 점에서는 아버지를 높이 평가했고 존경했다. 여자들을 건드려 사생아를 만들어서 호적을 더럽히고, 자식들 간에 불화를 일으키고, 부인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고 지옥으로 급행열차를 타고 가는 남자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었다.
맹교수 어머니는 나이 50에 과부가 되었다. 사실 과부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 나이 들면 대부분 남편이 먼저 죽는데, 좀 젊은 나이에 남편이 죽었다고 50살 된 여자보고 ‘과부’라고 부르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이혼해서 그렇건, 사별해서 그렇건, 남편 없이 혼자 사는 여자는 그냥 여자일 뿐이다.
맹교수 어머니는 남편이 죽고 나서, 커피숍을 했다. 뒤늦게 커피 배리스터 자격을 따고, 커피 연구를 했다. 남편이 남겨 놓은 돈으로 가게를 하나 오픈했다.
그 가게는 지금 맹교수가 재직중인 대학교 정문 앞에 있었다. 비록 나이는 50살이었지만, 비교적 동안이었고, 아담한 몸매에 지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이 든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대학 앞인데도 시간이 가면서 나이 먹은 대학 교수나 장사하는 사람들이 주된 단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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