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시>
삶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의식이 잉태되던 날
우리의 운명은
보이지 않는 좌표에
점 하나를 찍었다
살아 간다는 건
하늘 보다는
땅을 보는 날이 많음을
가슴으로 아는 것이다
삶에는 가시가 있다
목 속에 깊이 박혀
빼낼 수도 없는
태어 날 때부터
지니고 살아야 하는
아픈 가시가 있다
가시는
아프게도 하지만
삶을 깊이 있게 한다
우리의 삶이
가시를 떠나지 못하는 건
가시가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