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하나>

사랑이 깊어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때로 침묵했다
보이지 않는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사랑의 마력에 끌려
어쩌지 못했던 시간, 시간들

이상을 찾아 떠난 들판에는
너의 사랑스런 미소로 가득 찼고
잠자리의 정지된 날개에는
우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사랑은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신음했고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는
끈을 붙잡고
우리는 안타까움에 울고
서러움에 또 울었다

사랑했던 시간들이
남겨 놓았던 정은
가을이 깊어가면서
더 깊어가고
깊어진 정이
가슴을 억누르면
가을은 또 낙엽과 함께 간다

나를 풀어 헤쳤던
사랑이 낱낱이 얽어매고
무심코 맡겼던
내 몸과 마음이
사랑의 포로가 되었다가
진흙에 내팽캐쳐진 지금 나는
어디를 보아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이 길을 잃었다  (0) 2021.01.11
너에게 기댄 채  (0) 2021.01.11
그래서 슬픈 거지요  (0) 2021.01.10
안개비 소나타  (0) 2021.01.10
사랑의 개념을 망각할 때가 있다  (0) 2021.01.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