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당해서는 안 되는 이유 ②

철수 부부는 결혼한 지 20년이 되었다. 마흔 다섯의 동갑이다. 철수는 한 업종에 20년 가까이 종사했다. 그 분야에서 10년 넘게 형님동생하면서 지낸 사람이 있었다. 같은 곳에서 동일 업종을 하다 보니 친형제 이상으로 가까워졌다. 그래서 서로 어음거래를 했다. 서로 필요할 때 어음을 빌려주고 사용했다.

철수는 3개월 전에 융성에게 어음을 빌려주었다. 소위 융통어음을 발행해서 실물거래 없이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이자를 받기로 한 것도 아니었다. 서로 아는 사이에서 편의를 봐주는 것이었다. 철수는 이번에도 그냥 평소에 거래하던 것처럼 생각하고 어음을 발행해서 융성에게 주었다. 융성은 이 어음을 가지고 가서 거래은행에서 할인하여 5억원을 빌려썼다. 그리고 융성은 어음결제일에 돈을 갚지 않았다.

철수는 자신이 발행한 어음이 부도가 나고 말았다. 어음을 가져다 융성이 사용했기 때문에 융성이 돈을 가지고 와서 주면 그것으로 어음이 지급되도록 해야 하는데 융성이 돈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철수는 부도처리가 된 것이었다.

철수가 발행한 은행도어음이 부도처리가 되자, 곧 바로 철수 명의로 된 모든 신용카드가 자동으로 거래정지가 되었다. 철수 휴대전화에 신용카드가 거래정지된다는 메시지가 왔다. 모든 금융기관이 통합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현대사회는 이처럼 무섭게 빠른 속도로 조치가 취해진다.

철수 명의로 개설된 은행통장도 모두 지급정지처분이 내려졌다. 순식간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았다. 철수는 이제 더 이상 은행거래도 할 수 없고,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어음을 빌려쓴 융성은 부도를 내고 도주해버렸다. 당장 철수는 은행으로부터 자신의 재산에 가압류가 들어올 상황이 되었다.

단독주택에 5년 넘게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전세보증금이 걱정이 되었다. 급한 마음에 전세계약을 아는 사람 이름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철수가 운영하던 점포보증금도 빼버렸다. 단지 어음을 빌려주었던 피해자인데 모든 문제는 자신 앞에 떨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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