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영속성>

가슴에 남는 상처는 아주 오래 간다. 육체의 상처와는 비교할 수 없다. 마음의 상처는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다. 다른 사람이 그 치료를 도와줄 방법이 없다. 스스로, 혼자서, 모든 것을 진찰하고, 치료를 해야 하는 병이 마음의 병이다. 의사도 없고, 약사도 없다. 병원도 없고 약국도 없다.

마음의 병은 스스로 고통을 겪고, 통증을 이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혼자 지칠 때까지, 쓰러질 때까지 아파 보아라. 그리고 그 고통을 스스로 이겨내라. 그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치료법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치료가 아니고, 그냥 고통을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에서 생기는 병은 결국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성격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저 혼자 만드는 병을 어떻게 밖에서 고칠 수 있는가? 그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병이다. 인간만이 가지는 병이다.

그냥 무조건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너이다. 그래서 나는 너의 사랑에 빠져 미쳐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운명이라고 믿는다. 너를 만나 행복하고, 너를 만나 사랑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번잡하다. 마음이라는 부분이 육체의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르는 탓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깨나 발목의 아픔과는 달리 어떻게 처리할 길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나는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아픔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흘러가는 시간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과거를 잊게 해 주리라 기원하면서....

마음의 오랜 상처가 점점 더 아파 오는 이유는 그 날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약속한 날까지 이제 1년 남았다.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마치 꿈 속에서 주고받은 듯한 근거도 없는 약속, 그러나 치유할 길 없는 내 마음은 분명히 그 날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 냉정과 열정 사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142쪽에서 -

너를 알고 나서 마음이 아팠다. 너를 사랑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팠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고통을 가슴에 안고 살면서도 그 고통을 힘들어 하는 존재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 슬픔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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