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 이야기>

간교한 여자에게 넘어가 패가망신하는 남자들이 많다. 이렇게 당한 사람들이 법에 호소해도 구제 받기는 어렵다. 둘 사이에서만 있었던 일이라 증인도 없다. 애정을 전제로 이루어진 거래이어서 물적 증거도 거의 없다. 그래서 검사나 판사도 사실관계를 판단하기도 곤란하다.

철수(45세, 가명)는 부인과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었다. 외로운 상태에서 우연히 만난 영희(43세, 가명)는 미모에다 세련된 매너를 갖추고 있었다. 패션디자이너인 그녀는 이혼하고 딸 한 명을 데리고 살고 있었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면서 철수는 반지와 시계, 명품 옷을 사주었다. 그녀는 의류사업에 필요하다고 하면서 4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철수는 어차피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빌려주었다.

그런데 영희는 돈을 빌린 다음에는 결혼식을 올리자는 철수의 제의에 대해서는 차일피일 미루고 더 이상의 육체관계도 거부하였다. 철수는 자신이 선물한 반지 등과 4천만 원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그에 대해서도 시간만 끌고 있었다.

철수는 하는 수 없어 영희를 사기죄로 고소했으나 무혐의처분되고 말았다. 결혼을 전제로 만났던 것이고, 철수가 선물로 주었던 것은 약혼을 해제하면서 반환청구를 해야 하는 민사사안이라는 것이었다.

보석은 선물로 받은 것이고, 돈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차용한 것이므로 사기죄는 안 된다는 것이 검사의 판단이었다.

민사재판을 하려고 변호사와 상의해 보았지만 그녀 앞으로 되어 있는 재산이 없어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수 없어 실익이 없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에는 꽃뱀들이 많이 있는데, 막상 법으로 가면 그녀가 꽃뱀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어렵다. 특히 두 사람 사이에서 있었던 일들은 대개 말로만 이루어지고 물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사기범죄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곤란하게 되는 것이다.

남녀 간의 애정은 순수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때 사랑했던 사람과 돈 때문에 고소하고 원수가 되는 일을 피하는 지혜는 가급적 돈거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돈 이야기를 쉽게 꺼내는 사람은 진실한 애정이 없다고 의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이야기 / 그 숨은 의도  (0) 2021.01.13
<운명이라고 믿었던 사랑!>  (0) 2021.01.13
사랑의 위험성  (0) 2021.01.13
상처의 영속성  (0) 2021.01.13
사랑이 눈속에 숨었다  (0) 2021.01.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