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51)
지현의 친구인 명자의 태권도 실력은 대단하다. 겉보기에는 연약한 여자같지만, 오랫동안 태권도를 갈고 닦아서 막상 힘이 필요할 때 기술을 사용하면 상대는 꼼짝 못한다.
명자는 지하철에서 자신의 엉덩이를 비비고 있던 중년의 남자를 팔목을 비틀어 인대를 늘어나게 하고, 곧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그 남자를 끌고나와 급소를 무릎으로 차서 초죽음상태로 만든 일도 있었다.
그런 다음 잘못했다고 비는 그 남자를 앞으로는 사람을 똑바로 보고 비비라고 훈계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그 남자는 너무 센 여자를 잘못 건드리다가 태권도 맛을 보고 혼이 나서 치료비를 받아낼 생각은 엄두도 못내고 그 길로 재빨리 도망쳤다.
친한 친구인 지현으로부터 억울하고 딱한 사정을 듣자, 명자는 마치 자기 일처럼 흥분했다.
“그런 나쁜 XX를 봤나? 내가 만나서 손을 봐줘야겠다.”
“아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내 아이 아빠야. 절대로 다치게 하면 안 돼.”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냐? 바보 같은 지지배야.”
“일단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해. 그리고 만나서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해줘야 해. 또 아이를 낳는 문제를 상의해야 해. 그 사람 부모도 만나서 인사도 드려야 하고.”
“근데 몇 달 동안 연락도 하지 않고, 전화도 차단해 놓은 사람이 만난다고 책임질까?”
“아냐. 나는 그 사람을 믿어. 그 사람은 나를 속으로 많이 사랑하고 있어. 더군다나 아이를 낳는다는 것을 알면 반드시 내게로 돌아올 거야. 너도 만나보면 알아. 얼마나 진실한 사람인 줄... 남자는 젊었을 때는 누구나 일시적으로 방황하는 거야. 나는 이해해. 하지만 아이 아빠가 되면 누구나 달라져. 달라질 수밖에 없어. 사랑하는 아이 아빠가 되니까.”
이 말을 하면서 지현은 많이 울었다. 소리 내면서 울었다. 많은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명자는 마음이 아팠다. 자신은 지금까지 이렇게 한 남자를 사랑해 본 적도 없었다.
명자는 생각했다.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지현이 이렇게 사랑하고 아이까지 가졌으니 만나서 서로 좋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명자는 지현과 명훈이 다니는 대학교에 찾아갔다. 그러나 학교에 가서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더 이상의 정보를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현으로부터 명훈이가 이태원에 있는 클럽을 자주 다닌다는 말을 듣고 이태원에 있는 클럽을 샅샅이 뒤지기로 했다.
클럽은 보통 주말에만 영업을 한다.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에만 문을 연다. 그래서 이곳 저곳을 주말에 돌아다녔다.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들어가서 몇 바퀴 돌고 나오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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