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에서
아직은 바람이 차다
겨울나무에 남은 잎들이
잿빛 하늘을 가리고
어제 내린 눈이 밟히는 곳에
우리의 작은 비밀이 기록된다
빛이 차단되는 곳에서
마음과 마음이 뒤엉킨 채
보이지 않는 그것을 잡으려
밤새 걸었다
어디까지 간 것인지
무엇을 기다린 것인지
원점은 원점으로 연결된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수은등 아래 떨고 있다
날아갈 방향을 잃고
오늘 밤 머물 곳을 찾는다
짙은 갈색 언어가
찻잔 위로 떨어지고
정지된 불빛이
우리 가슴 안을 비추면
먼 곳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룰 수 없기에 (0) | 2021.01.16 |
---|---|
<혼자 깊어가는> (0) | 2021.01.16 |
눈빛으로 등대를 켜요 (0) | 2021.01.16 |
독 백 (0) | 2021.01.15 |
<그곳에는 언제나 눈이 내렸다> (0) | 2021.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