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창밖을 본다>
창밖에 어두움이 내리면
우리는 말없이
작은 공간에서
서로를 보고 있어요
낯선 구름이 흘러가면
눈물이 흐르고
두 마음은 강물을 따라
아주 멀리 가고 있어요
눈을 감고 느끼는
서로의 숨결
그것은 운명이었어요
거역할 수 없기에
마침내 무릎을 꿇었어요
왜 이렇게 아플까요
가슴은 뜨거운데
입술을 깨문 채 웃고 있는데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오네요
겉잡을 수 없는
상처의 파편들을 맞으며
우리는 몸부림쳤어요
비에 젖은 가로등이
뿌연 신음을 토하며
우리와 함께 울고 있어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이
가슴에 비수를 꽃으며
어두움에 빛을 더하면
사랑은 봄날 꽃잎처럼
붉은 피를 뿜으며
강변으로 흩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