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전설(Legend of Love)

오늘 이 밤
가슴에 촛불을 켜자
바람에 흔들리는 불꽃을 보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자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눈빛을 보자

파도가 잠든 이 밤
우리는 연한 새싹처럼
화려한 외출을 두려워하며
낡은 코트를 걸친 채
주문처럼 사랑을 외우고 있다

얼마나 힘든 여정이었을까
발자국조차 남길 수 없던
겨울의 눈길을
말없이 걷던 시간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의 터널을 지날 때
애증의 눈송이들은 쏟아졌다

어디로 발길을 돌려야 하나
아프기 때문에 사랑하고
사랑 때문에 아픈 사람들은
가로등 조차 꺼진 이 밤에
어디로 갈 지 모른다

사랑은 또 아픈 사랑을 잉태하고
잉태는 또 다른 잉태를 가져 온다
우리가 만든 사랑의 무게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신화가 되고
세상에 태어난 사랑은
저 혼자 깊어만 간다

그건 사랑의 전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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