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55)

아빠는 사업가로서 성공했기 때문에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면 머리를 싸매고 눕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끝까지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법을 찾아내는 스타일이었다.

게다가 아빠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십여년 전에 한참 부동산 투기를 하고 다닐 때, 카페를 운영하는 어떤 여자를 알게 되었다. 명훈 아빠와 그 여자는 같이 차를 타고 다니면서, 돈을 벌 땅을 보러 다녔다.

그러다가 그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 서울 근교 경치 좋은 강변에 있는 모텔에서 사랑을 나누곤 했다. 몇 달이 지난 다음, 그 여자는 명훈 아빠에게 아이를 가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훈 아빠 닮은 아이를 꼭 낳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런데 한심한 것은 그 여자는 유부녀였다. 남편은 부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도박이나 하고 돌아다니는 건달이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남편과 이혼하고 명훈 아빠 아이를 낳아서 키우면서 혼자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지우지 않는 것이었다. 명훈 아빠는 그 여자의 남편을 본 적고 없고, 그 여자로부터 말만 들었기 때문에 진가민가했다.

그래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명훈 아빠 아닌 다른 젊은 남자 애인과 모텔에서 정을 통하다가 남편에게 들켜서 현장에서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

남자 애인도 심하게 맞아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고, 여자 역시 남편으로부터 심하게 맞아 팔이 부러지고, 그 때문에 얼마 안 있어 아이도 유산했다.

명훈 아빠는 그 덕분에 골치 아픈 그 여자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없어졌지만, 당시 그 아이가 명훈 아빠 아이였는지, 젊은 애인 남자의 아이였는지, 아니면 그 여자의 본남편 아이였는지 무척 혼란스러웠다.

나중에 명훈 아빠는 그 여자 때문에 부동산으로 1억원을 벌었기 때문에, 수고비를 두둑히 주고, 기분이 좋아 같이 술을 많이 마신 일이 있었다. 그때 그 여자는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있는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그래서 다시 명훈 아빠와 모텔에 가서 정을 나누면서 옛날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도 몰라요. 그 당시 이상하게 당신하고 자주 잠자리를 했어요. 그건 당신하고 하는 게 좋아서 그랬던 거예요. 그런데, 그 남자 친구가 1년 만에 다시 나타나서 돈을 천만원 요구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공갈을 친 거지요. 그래서 돈이 아까워서 돈 대신 몇 번 만나 몸으로 때어주려고 했는데, 재수 없게 남편에게 걸렸던 거예요. 그리고 그때 남편이 이상하게 나를 의심하면서 자꾸 잠자리를 요구했어요. 그래서 나도 남편에게 의심을 받지 위하여 평소에는 하지 않던 관계를 자주 응했던 거예요.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애가 생긴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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