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에서

며칠 동안
시베리아 칼바람이 몰아쳤다
강물이 얼었다
그 위로 밤새 눈이 쌓였다

꽁꽁 얼어붙은 동토를 지나
강위로 나아간다
그 위에 작은 텐트를 치고
우리는 밀실 속으로 숨는다

별이 쏟아지는 강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에게 밀착한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얼음 아래로
강물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두꺼운 얼음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삶의 에너지를 보내고
강물은 더욱 윤택해져
바다로 흘러간다

몇 마리 오리들이
강변에서 서성이고
이름 모를 철새 한 마리가
가끔 밀실 주변을 맴돈다

차가운 공간에서도
사랑의 불꽃은 타오르고
재가 될 때까지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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