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사람들과 변호사

병원에 가면 모든 사람이 아픈 사람뿐이다. 의사는 늘 그런 환자들만 본다. 건강해서 골프를 치는 사람은 병원에 가지 않는다. 돈이 많아 술만 마시는 사람 역시 아플 때까지는 병원을 찾지 않는다.

그래서 의사는 늘 사람을 볼 때 아픈 사람, 병에 걸린 사람, 오래 살 것 같지 않는 사람만 본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잘 나가고, 아무 근심 걱정 없는 사람은 변호사가 필요 없다. 수영을 할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이 수영 코치를 찾지 않는 것과 같다.

변호사 사무실에 오는 사람들은 대개 사건 때문에 손해를 보고 골치가 아픈 사람들이다. 돈을 떼어먹혔거나, 부도가 나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 뇌물을 먹고 구속될 위험성이 있는 경우, 참지 못하고 강간을 한 사람, 마약을 한 사람 들이다.

금수저로 공무원이 되었거나 공부 잘해서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 등은 거의 보기 어렵다.

그래서 변호사는 늘 못사는 사람, 망한 사람, 죄를 지은 사람, 피해를 본 사람 등을 상대하고 만나고 같이 고민하고 상의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때문에 사무실에서 명품옷을 입고 고급 시계를 차고, 너무 부자인 척 하거나 상류층에 있는 것처럼 티를 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의사가 멋을 부리고 명품으로 치장하고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교도소 직원도 똑 같다.

변호사로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정말 불쌍한 사람(레 미제라블)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절망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의 권리를 찾아주고, 징역을 덜 살게 하고, 도와줄 수 있을까? 늘 고민은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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