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A 사장!
일단 사무실에 출근하면 무척 바쁘다.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사건관계인들을 만나 사건에 관해 상의를 한다. 여러 가지 다양한 케이스를 놓고 상대방과 법적 싸움을 준비하고, 변론 방법을 연구한다. 그게 변호사의 주된 업무다.
사건 때문에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늘 보면서 느끼는 것은, 개인적으로 복잡한 법적 분쟁에 휩싸이지 않고 한 평생을 살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는 것이다.
세상이 자꾸 복잡해지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다른 사람과 법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잠을 못자고, 불안해 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A 사장의 딱한 사정을 들었다. 비싼 이자를 물면서 돈을 빌려 썼는데 나중에 보니 갚은 돈을 또 내라고 한다. 사채업자는 그 지역의 토착세력으로 돈도 많고 힘도 센 사람이다.
평소 돈 거래에 있어서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함정은 있게 마련이다. A 사장은 꽤나 인간적인 사람이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아서 그런지 적어도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그렇다.
일수통장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았다. 매일 매일 원리금을 갚아 나가면서 도장 하나씩을 받아두는 것이었다. 빛바랜 일수통장에 힘든 애환이 서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비싼 이자를 갚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A 사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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