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앞에서>
겨울이 떠날 채비를 한다
강변에서 겨울을 껴안는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가슴속으로 밀려 온다
질식할 것 같은 외로움에서
살 수 있었던 것은
너에게 기댔기 때문이야
그래서 숨을 쉴 수 있었던 거야
그렇다고 사랑했던 건 아냐
서로 위로 받고 위로해 주어
살 수 있게 했던 건
사랑이 아닌 사랑이었던 거지
너 때문에
외로움을 견뎌 낸 나는
너와 일부를 공유하고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고
사랑의 허상을 벗어난
하나에 다가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