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일탈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불륜사랑도 본질은 사랑이다. 사회적으로 불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 뿐이다. 그와 같은 사회적 평가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이며 규범적인 판단이다.

사랑을 하는 당사자는 어떤 경우에도 자신들의 행위가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허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적어도 하나님에 대한 관계에서는 결코 정죄(定罪)되지 않을 연약한 인간의 솔직한 모습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성경에도 간음한 여자에 대해,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하셨다(요한복음 8장).

사실 간음한 여자에 대해 아무도 돌을 던지지 못했던 것처럼, 사랑의 문제에 대해서만은 아무도 큰소리 치지 못한다.

평생을 고고하게 살던 사람들도 나이 들어 황혼길에서 심한 외로움을 느끼면서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돈과 명예만을 보고 달려가던 사람들에게도 생의 마지막 시점에서는 아름다운 사람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커다란 한으로 남기도 한다.

불륜은 다른 사람의 재물을 도적질하는 것과는 본질에 있어서 다르다. 도적질은 처음부터 범죄의 고의를 가지고 실행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쁜 범죄행위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불륜은 사정이 다르다. 처음부터 불법적인 간통행위를 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이끌려 점점 애정이 생기고 마침내 사회적으로 금하고 있는 불륜의 행위까지 진행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불륜사랑도 출발에 있어, 먼저 사랑할 두 사람의 만남을 필요로 한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결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혼자 하는 사랑을 짝사랑이라고 한다. 존경하는 마음을 갖거나 일방적인 호감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팬의 형태를 띄기도 한다. 요새는 무슨 사모라고 해서 인터넷상에 좋아하는 그룹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랑이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애정형태를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가 먼저 만나 상호간에 호감을 느끼는 데에서 사랑은 출발한다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랑은 우연한 만남에서 출발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 가까워지고, 정을 느끼고, 육체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사랑은 싹이 트고 뿌리를 내리게 된다. 사랑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는 만남에서 시작해서 헤어짐으로 끝이 난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람과 헤어지느냐에 따라 사람의 운명은 달라지게 된다. 그 만남은 우연일 수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운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운명적인 만남에서 사랑은 시작되고, 운명적인 헤어짐에서 이별이 초래된다.

사람을 잘못 만나면 그 사람의 인생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표류하게 되고, 때로는 함정과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동성의 친구뿐만 아니라 이성의 친구를 잘못 만나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켜 잘못 인생을 살다보면 전과자도 되고, 사악한 인간으로 변하기도 한다. 좋은 친구, 좋은 이성을 만나야 그 사람의 인생이 편안하고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불륜사랑에 있어서의 만남은 약간 다른 특수성이 있다. 일단 한 사람과의 애정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남자 갑이, 을이라는 여자와 이미 결혼해서 살고 있으면서 또 다른 여자인 병을 만나는 것이다. 도덕적으로는 갑은 을과 결혼한 상태이며 법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신분이므로 또 다른 여자인 병을 만나서 애정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이는 법이 금지하고 있고, 도덕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은 병을 만나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사회적으로 만나서 대화를 하고 차를 마시는 것은 허용되는 것이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 애정을 느끼고 애정을 주고 받으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대단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논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란 매우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불륜의 사랑에 있어서 있어서는 더 이상 새로운 사랑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다른 사랑을 하기 위해 다른 이성을 만난다는 점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다른 이성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이미 애정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에 그 애정에 충실해야 할 사람이 다른 애정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일까? 물론 거기에는 나름대로 많은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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