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시간>
너에게 매달렸던 시간
바람처럼 가벼웠던 내가 미웠다
아무 것도 없이
절벽에서 한 송이 꽃을 피우던
그림자 같던 사랑이
언제 우리 곁에 있었던가
저절로 샘솟는 그리움 때문에
밤새 눈을 맞으며
부를 수도 없는 서로의 이름을
아프도록 써보았다
사랑인지 미움인지
알 수도 없는 혼란에 쌓여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로의 가슴에 못을 박았던
그 밤의 뜨거운 몸짓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지 않는다
어이없는 운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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