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소리>
풍랑이 거친 바다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달려 왔어요
파도를 가르며 소리쳤어요
‘여기 있어요’
‘이리로 와요’
목이 터져라 외쳤어요
해가 지면서
바다에는 어둠이 깔렸어요
우리는 아무도 없는
낯선 공간에서
지독한 고독에 빠졌어요
그때 나의 심장이
타인의 심장 소리를 들었어요
두 심장은 만나 함께 엉켰고
격한 박동을 시작했어요
우리 사랑이 시작되던 그날 밤
파도는 작은 배를 뒤덮었고
바람은 세차게 불어왔어요
그 속에서도
우리의 심장은
생애 가장 짜릿한
환희와 행복을 맛보았어요
우리는 그 시간을 별에 옮겼어요
우리를 외로움에서 건져 낸 것은
사랑이었어요
그 사랑 때문에
우리는 파도를 넘었고
바람을 잠재웠어요
이제 외롭지 않아요
사랑이 심장 안에서
숨 쉬고 있는 한
두 심장이 뛰는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한
더 이상 밤이 무섭지 않아요
우리의 가슴으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살아갈 수 있어요
삶을 손에 잡을 수 있어요
사랑이라는 불빛에
서로의 손금을 비추며
영원을 약속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