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 지극히 어려운 철학적인 의문을 가져본다. 사랑이란 단순한 동물적 본능을 뛰어 넘는다.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만이 가진다.
사랑의 정의란 사람이 무엇인가, 인생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되는 고차원적인 것이다.
사랑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다. 그 현상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장소의 풍토적 특성이 반영되고, 시간이 변함에 따라 사랑은 매우 다양한 형태를 보여준다.
한국인들의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교해서 우리의 사랑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첫째, 우리 사회는 특히 정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로부터 인정이 많아 주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이웃사람들에게 관심도 많고 성의도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웃 간에 소통이 단절되고, 극도의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넘쳐나고 있지만, 아직도 다른 나라보다는 비교적 인정이 남아있는 편이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정은 남녀 간의 애정에 있어서도 많은 양의 정으로 표현된다.
둘째, 애정이 뜨겁다. 때문에 사랑의 표현도 아주 강렬하고, 열정적이다. 불같이 타오르고, 목숨을 바칠 정도의 열렬파가 많다. 이처럼 뜨거운 정열을 몸 속에, 가슴 속에 가득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랑이 이루어지는 속도도 빠르고, 뜨겁게 사랑하는 정도도 강하다. 반면에 사랑이 깨지는 속도도 무척 빠르다.
셋째, 은근과 끈기를 가졌다. 한번 달구어지면 꽤 오래 가는 속성을 지녔다.
넷째, 한이 많은 민족이다 보니, 그 많은 한(恨)은 사랑과 애정에도 무의식적으로 절절하게 녹아있다. 사랑의 한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나, 사랑의 진통과정과 헤어짐에서 그때 그때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애정에 관한 수많은 노래가 한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건 그래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첫사랑을 죽을 때까지 못 잊고, 이혼한 후에도 두고 두고 원수가 되는 것도 한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젊은 세대들의 사랑에 대한 가치관과 애정의 표현방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짧은 시간에 달아오르고 쉽게 헤어지는 남녀 간의 관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이상적인 사랑과 애정의 방식에 관해 우리는 그래서 끊임없이 탐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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