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실>

질주하던 말의 흙먼지가 가라앉고
다시 어두움이 깔린다
낯선 풍경 앞에서 우리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를 그토록 옥조이던
거친 파도 같던 감정은
서툰 사랑의 그림자처럼
가득 채웠던 그것은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어느 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리움조차 사라져버린 것은
존재와 존재가 융합되었다가
허망하게 분리되었던 것은

이제 사랑은 없다
격한 감정의 메아리가
허공에 맴돌던 기억도 실종되고
남은 것은
남겨진 것은
창백한 무표정과 아름다운 슬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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