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 줄>

나무 사이에 걸친 외줄을 탄다
눈을 감고 허공을 맴돈다
줄에서 떨어져 추락한다
사랑의 허상이 사라진다

삶을 지탱해주었던
생명의 밧줄이었다
한쪽 끝에서
너는 다른 곳을 향했다
각자의 길에서
교차점은 없었다

밤을 새워가면서
북을 치던 집시는 잠이 들었다
지친 영혼을 앞세우고
방황하던 나그네는
우물가에 민들레 꽃잎을 어루만진다

오늘은 취하지 않는다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
너의 이름이 기억되는 한
너의 미소가 남아있는 한
바람처럼 흘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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