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rs
오후에 뒷산으로 산책을 나갔다. 햇살이 맑다. 지난 가을에 쌓인 낙엽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도시에서 살면서 가끔 흙을 밟는다는 건 매우 소중한 일이다. 흙의 촉감을 운동화로 느껴본다. 약간 눌려서 들어가는 느낌을 몸 위로 올려본다. 살아있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밖으로 나와 느낄 수 있는 기분이다.
감방에 갇힌 죄수들의 답답함을 연상해 본다.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욕망했던 사람들이다. 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세상 사람들 인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감방에서 자유를 박탈 당하고, 짐승처럼 울부짖고 있다. 아무도 그들을 동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고, 세상을 탓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그들은 차가운 철창의 비정한 소리를 들으며, 이름 없는 번호로 존재한다.
세상 살면서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적게 가진 대로 살고, 주어진 대로 사는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사랑에 만족해야 한다. 더 이상의 사랑을 찾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격이다.
봄바람이 얼굴에 닿아온다. 그 가벼운 촉감이 너무 좋다. 벤치에 앉아 강아지들이 뛰어노는 것을 본다. 강동아트센터에도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집에 돌아와 도미노 피자를 시켰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나는 음악을 들으려 한다. 소찬휘 씨가 부른 Tears를 듣는다. 봄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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