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사랑>

봄날이 살속을 파고 들어온다
온몸의 세포가 알칼리성으로 변할 때
사랑이라는 단어를 토해내고 싶었다

너무나 깊이 파인 상처 때문에
모든 언어는 실종되고
네가 남긴 흔적들만 산산조각난 채
호수에 부유하고 있다

너와 하나가 되었던 그 밤의
진하고 진했던 촉감의 유희
광란의 축제가 남긴 쓰레기 더미에 앉아
우리는 집시들과 밤새 술을 마신다

어느 곳에 깃발은 꽃힐 것인가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은 백지에
붉은 물감을 던진다
절단된 동맥처럼 뿌려지면서
잊혀진 전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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