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은 불지 않는다>

간밤에는 비가 내렸다
너의 이름이 사라졌다
너와의 추억도 희미해졌다

한때 나누었던 언어
눈처럼 쌓였던 정이
산수유의 작은 꽃처럼 흩어진다

어디로 떠난 것일까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아무 흔적도 없이
말없이 떠난 사랑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지 모른다

봄바람은 불지 않는다
녹슨 사랑이 쇠사슬처럼 무거워
두 가슴은 짓눌려 숨을 쉬지 못하고
처량한 눈빛을 나누며
식은 커피를 마시는 시간
목련꽃이 빗물에 젖어
머리 위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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