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7)

복자는 어머니와 같이 생활하기로 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복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어머니 역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았다.

3개월을 이렇게 지내다가 어머니는 병이 도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복자는 병원비를 모두 부담했다. 친어머니를 만나니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셨는데, 어머니는 복자를 만난 지 5개월이 지나서 마침내 그토록 한많은 이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떠나면서 복자에게 유언을 남겼다. “절대로 남자를 믿지 마라! 절대로 결혼하지 마라!” 복자에게 눈물을 흘리면서 어머니는 이런 말만 수없이 되풀이했다.

어머니는 어린 딸을 자신이 버렸는데, 딸인 복자가 혼자서 그렇게 훌륭하게 자랐고, 나중에는 어머니의 병간호를 그렇게 열심히 했으며, 병원비로 그렇게 큰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나중에 천국에서 만나 행복하게 살자는 약속을 하고 떠났다.

그렇게 어머니를 떠나보낸 복자는 항상 어머니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가 나이 서른 살에 같은 고아원에서 생활하던 정국홍을 만나 연애를 하고 같이 동거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가 되었다.

국홍은 작은 술집을 차려서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복자는 술집에는 나가지 않고, 집에서 생활만 하고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있었다. 국홍과 복자는 서로가 똑 같은 고아 입장으로서 서로의 아픔을 잘 이해하고 사랑했다.

술집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국홍이 워낙 열심히 일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상에는 의외로 고아출신들이 많았다. 어떻게 손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일찍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고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같은 고아원 출신들이 서로 연락이 되어 국복자가 서로 결혼하고 술집까지 차려서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자 그 고아원 출신들이 일부러 그 술집을 찾아와서 도와주려고 애썼다.

나이 많은 그 고아원 원장도 국홍을 찾아와 격려도 해주고, 고아원에서도 그곳 출신으로서 성공한 모범사례로 널리 홍보를 하고 있었다. 국홍과 복자는 술집을 운영하면서 수익의 일부를 떼어서 자신들이 생활하던 고아원에 성금으로 보냈다.

부모가 없이 불쌍하게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했다. 국홍은 복자를 만난 다음에는 절대로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직 복자만을 위해 살려고 노력했다.

복자 역시 지나간 과거는 모두 잊어버리고, 앞으로는 국홍만을 위해 여자로서 살려고 했다. 아이를 낳고 싶었는데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바이트로 술집에 처음 나와 서빙을 도와주던 23살 먹은 아가씨가 손님들에게 불친절하였다는 이유로 단골손님 사장 일행이 크게 화를 내고 언쟁을 하다가 그 아가씨를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국홍은 밖에 다른 일을 보기 위해 나와있다가 연락을 받고 술집으로 급히 가보니, 단골 손님들은 앞으로는 절대로 그 술집에 오지 않겠다고 하면서 가버렸다. 아르바이트 아가씨는 손님들에게 두들겨맞아서 얼굴에 멍이 들어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아가씨가 처음 술집에 나와서 서툴러서 일을 저질러 놓은 것이었다. 국홍은 너무 속이 상했다. 평소 큰손인 단골손님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또한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여직원이 폭행을 당해 다쳤으니 그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국홍은 일단 다른 직원들은 일단 퇴근하라고 하고, 그 아르바이트생만 남으라고 하고 가게문을 닫고 둘이서 이야기를 했다. 아르바이트생을 위로해주고, 나중에 그 단골손님을 불러서 사과를 시키고 다시 가계를 잘 운영하도록 하려고 했다.

국홍이 아르바이트생에게 맥주를 권하면서 화를 풀고, 앞으로 잘 하자고 격려를 했다. 아르바이트생도 국홍의 자상한 설명을 듣자 울면서 자신이 잘못했다고 하면서 앞으로 그 단골손님을 만나면 여직원이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이 술을 마셨다. 국홍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소주를 꺼내 마셨다. 아르바이트생도 어린 나인데 술이 셌다. 국홍을 따라 같이 마셨다. 빨리 마시고 각자 집에 들어갈 생각이었으므로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을 짧은 시간에 많이 마셨다.

그날 따라 국홍은 많이 취했다. 술에 취하자 국홍은 이성을 잃고 갑자기 그 어린 아르바이트생 옆으로 가서 허리를 껴안았다. 아르바이트생도 술에 취했는지, 별로 거부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여자는 화장실을 다녀왔다.

그리고 다시 같은 자리에 앉아 술을 마셨다. 이렇게 되자 국홍은 순간적으로 오해를 했다. ‘아! 이 아가씨가 내가 하려고 하는 대로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하는구나!’ 그래서 국홍은 아가씨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댔다.

아가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가만히 있었다. 국홍은 이 상황에서 남자로서 흥분하고 이성으로 억제하기 어렵게 되었다. 가슴을 만지고 옷을 벗기려했다. 그러자 갑자기 여자는 소주병을 들어서 국홍의 머리를 내리쳤다.

국홍은 이 장면에서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어린 여자아이가 명색이 사장인데 자신을 병으로 친 것에 대해 흥분했다. 국홍은 여자의 뺨을 몇 차례 때렸다. 여자는 울기 시작했다. 국홍의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국홍은 피를 보자 더욱 성적으로 흥분했다. 여자를 쇼파에 눕혀놓고 강제로 간음을 했다. 여자는 별로 반항을 하지 않고 순순히 응하고 있었다. 여자는 국홍이 너무 흥분한 것을 보았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래서 일단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남자의 요구를 응해주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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