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시간>
기차가 떠나려고 해요
할 말이 남았는데
흘려야 할 눈물이 남았는데
무엇 때문에 가는지
무엇을 남기고 가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채
기적소리만 듣고 있어요
못다한 사랑은 잊어요
아무 미련 갖지 말아요
그저 아팠다는 것
그저 슬펐다는 것
그것으로 족해요
밀려오는 파도처럼
목련의 하얀 추억
장미의 붉은 기억
은행의 노란 떨림
눈빛의 하얀 감동
모든 것이 당신 거예요
다시 없을 거예요
깊게, 아주 깊게
당신에게 파고 들어가
살속 깊게 남긴 흔적은
이제 찾을 수 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