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만지고 있다>

아주 멀리 있던 봄이
아주 가까이 다가왔다

거친 황무지에서
네가 내민 손은
연한 분홍빛 진달래꽃
나는 떨리는 가슴으로
꽃잎에 입술을 댄다

가지 위에 펼쳐지는
가냘픈 녹색의 향연
포근히 감싸는 너의 순정
캘리포니아의 밤은 깊어간다

갑자기 빨라지는 리듬을 따라
광란의 춤을 추면
함께 했던 기억마저 상실한 채
술에 취해 쓰러진다

Coffee Creek의 골짜기에서
늙은 사슴들이 멍하니
추락한 사랑을 응시한다

조용한 호숫가에서
목련꽃잎이 떨어져
슬픈 상처를 덮고 있다
남겨진 것은 아픈 추억
사랑의 진실이 부서진 파편
그 위를 걷는다
눈이 부신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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