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곳>

봄이 되면 왠지 마음이 바쁘다.
무언가 해야 될 것 같고, 어딘가 가야만 할 것 같다.
차분하게 가라앉지 못하는 이유는 봄의 생기 때문이다.
새싹을 자라게 하고 꽃을 피우게 하는 살아있는 기운 때문이다.

개나리꽃은 수수하지만 사실은 화려하다.
평복을 하고 나들이 하는 공주같다.
숨어있는 이마선이 이쁘고 머릿결이 곱다.
그래서 사랑을 받는다.
공주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

문득 사무실에서 하늘을 본다.
뿌연 하늘은 고민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넘치는 봄의 기운을 감당치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마음이 머무는 곳은 어딜까?
지금 이 시간 우주를 헤매다가
어느 한 곳에 정착할 곳을 찾는다.
이름 없는 작은 바위라도 좋다.
물이 조금 있는 계곡이라도 좋다.
내 영혼이 쉴 곳이면
더 무엇을 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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