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變心)의 사랑학 (1)
사랑했던 마음이 식거나 없어지는 것을 변심이라고 한다. 변심(變心)이란 사랑의 상태 또는 관계가 변화하는 심리적 변화를 의미한다. 사람이란 어느 경우에나 변할 수 있고,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변하지 않는 존재란 없다.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변화를 중요한 장점과 미덕으로 본다. 변하지 않고 구태의연하게 과거 상태를 유지하려고 고집하는 사람을 보수적이라고 한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2)
그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변화와 개혁, 새로운 적응을 위한 노력은 창의적이며 적극적인 현대인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에 있어서는 다르다.
사랑은 사회적인 활동이나 비지니스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무한책임을 전제로 하는 소중한 인간관계이며, 도덕과 윤리의 문제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3)
한시적인 관계도 아니고, 죽을 때까지 일심동체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모든 것을 공유하겠다는 약속을 기초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 같은 사랑의 약속은 출발부터 신중해야 하고, 지킬 수 있는 상태에서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일단 맺은 사랑의 언약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 세상이 무너져도 이런 약속은 지켜야 한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4)
생을 마칠 때까지 서로가 맺은 사랑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 실제로 지킨 사람들은 주변으로부터 칭송을 받는다. 명예로운 사랑의 작위를 수여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연인들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한쪽이 이러한 사랑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관계가 변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사랑이 변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수만 가지가 있어 획일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 변했을 때 그 충격은 대단히 크다. 사랑의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충격도 크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5)
그래서 변한 사랑에 대해 비이성적인 대응을 보인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변했을 때, 상대방은 억울하게 당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버림받을 합당한 이유가 별로 없는데, 상대방이 아무런 이유 없이 변해 버렸기 때문에 승복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억울한 상대방은 사랑의 배신에 대해 복수를 한다. 상대방을 살해하는 것은 극단의 경우다. 그 정도까지는 안 돼도 상대방을 괴롭히려는 노력을 한다. 자신을 버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 잘 사는 것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는 심사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6)
나를 버리고 가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심한 애인을 그냥 놔둘 수 없기에 새로 만난 이성에게 자신들의 과거를 폭로한다거나, 결혼식장에 가서 난동을 부리기도 한다. 심지어는 애인의 나체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폭행을 하거나 협박을 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행동들은 아무 의미도 없고, 그렇게 했다고 해서 돌아오는 것도 얻어지는 것도 별로 없다.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사랑이 깨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오히려 깨진 사랑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여기고 비난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7)
그러므로 변심한 사랑 때문에 또 다른 일을 벌이는 것은 부질 없는 일이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왕 변해버린 사람을 돌이킬 수 없다면 빨리 포기하고 돌아서야 한다. 굳이 해꼬지를 해서 자신의 인격만 더 추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이 약이라고 먼 훗날 생각해 보면 젊은 시절 배신 당한 일은 그렇게 고통스러워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는 악몽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8)
오히려 배신 당한 경우 상대방이 변하게 된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되새겨 보고, 그 마음을 돌이키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 해보고 안 되면 결국 자신에게 모든 원인이 있음을 깨닫고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게 진정 사랑했던 사람이 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치정관련 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함부로 사랑을 했다가는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9)
언론에 모두 보도가 되지 않아서 그렇지 알게 모르게 남녀 간의 애정문제로 인한 사건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애정의 상대방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 자신의 영혼을 담을 깨끗한 그릇인가 아닌가를 잘 살펴본 다음에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10)
사랑에 있어서 사람들은 수많은 배신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주고, 정을 주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옮겨간다. 옛정을 헌신짝처럼 버린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극도의 이기심이 발동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별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속내다. 그런 속마음은 숨기고 공연히 트집을 잡는다. 성격이 맞지 않는다거나, 애정이 없어졌다거나 하는 식이다. 신의를 저버리는 배신은 인간의 본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11)
그러므로 사랑을 할 때 배신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처음부터 상대방의 성격이나 환경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로마의 황제 시저는 가장 믿었던 조카인 브루투스의 칼을 맞고 죽는다. 시저는 죽어가면서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다른 사람은 다 배신해도 브루투스 네가 나를 배신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말이다. 사랑의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변심 때문에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배신감 때문에 두 번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하지 못한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12)
그러나 사랑은 시간에 따라 변하게 된다. 사랑을 하려면 많은 긴장이 필요한 데 사람은 누구나 오랜 시간 같은 강도로 긴장을 유지할 수 없다. 주기적으로 긴장을 해소가 되며 완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환경의 변화에 우선적으로 적응하려고 노력을 하다 보면 사람의 존재와 가치는 초기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인식되고 그 중요성은 만성화되어 현저하게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하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13)
이것이 사랑의 공범이론이다. 필요적 공범인 사랑은 바로 공범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나타나는 역할의 분담, 책임의 공유, 내부적 관계의 불완전성 등등을 필연적으로 겪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항상 변화될 가능성이 있고, 서로가 변하기 때문에 관계는 수시로 변경되어야 한다. 게다가 애정관계는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특수한 합일체의 관계이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된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14)
서로의 자존심을 존중하면서 상대방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도 안 되는 특수한 관계이다. 애정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적은 제3자가 그 관계에 끼어드는 것이다. 외부의 적인 제3자에 의해 애정의 성(城)은 갑자기 붕괴되거나 서서히 함락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면 안 되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당사자는 극도의 피곤함을 느끼게 되고, 본래의 애정관계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된다. 어쨌든 애정관계가 어느 한쪽의 변화로 인해 깨어지는 경우 양 당사자의 입장은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다.
변심(變心)의 사랑학 (15)
사랑학에서 이런 경우 먼저 깬 사람을 변심의 가해자로, 그 상대방을 변심의 피해자로 분류한다. 피해자는 대단한 심리적 충격을 받고 현실적인 고통을 받게 된다. 그에 비해 가해자의 입장은 다르다. 보이지 않는 사랑에 대한 책임감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서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마음이 맞아야 하는 것이고, 시간이 가면 변할 수 있다는 논리를 고집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한다면서, 애정 없이 계속 관계를 끌고 나갈 수 없고, 그렇게 해야 나중에 서로가 후회하고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건 궤변은 아니다. 매우 진실에 가까운 말이지만, 그 본질은 사랑에 대한 무책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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