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아주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잘 안 한다. 하더라도 아주 늦게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결혼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결혼하려면 같이 살 집이 있어야 하고, 생활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도시 생활에서 혼자 사는 것은 그럭저럭 할 수 있어도, 두 사람이 같이 살려면 원룸에서 투룸이 되어야 하고, 생활비도 세배로 들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월급을 받아야 본인의 생활비로 쓰고 나면, 저축은 거의 불가능하다. 저축을 해봤자, 은행이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몫돈을 만들기 어렵다. 몫돈을 만들어봤자.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집을 마련하는 것은 날이 갈수록 요원해진다. 청년주택이고 뭐고 해봤자, 극소수의 몇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지, 대다수의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두 번째, 결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젊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마음에 들면, 진한 연애감정에 빠져 목숨을 걸만한 사랑을 하고, 그래서 결혼하려고 난리를 쳤다. 또한 육체관계를 하게 되면, 웬만하면 서로 정도 들고, 책임감 때문에 결혼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육체관계를 했다고 해서 꼭 결혼하고 연관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나 의식은 희미해진 것 같다. 육체관계를 했다고 해도, 서로가 좋은 것이지, 꼭 남자가 여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관념은 이미 구태로 변했다. 혼인빙자간음죄도 폐지되었다. 이제는 남녀 모두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권리 때문에 성관계, 육체관계는 본인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으로서 자기책임의 문제로 돌아간다. 여자의 동의가 있었다면, 설사 임신까지 했다고 해도, 그로 인해 여자가 남자에게 결혼하거나 평생 책임지라고 할 권리는 없다. 두 사람이 연애하고 사랑하다가 여자가 임신한 상태에서 남자가 연락을 끊어버리면 여자는 아주 곤란한 상황이 된다.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인터넷으로 채팅을 하면서 가까워져서 두 사람이 만난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사람은 성관계를 한다. 3개월 후에 여자는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 남자는 여자에게 낙태수술을 하라고 한다. 여자도 낙태수술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여자가 수술비를 달라고 하자, 남자는 연락을 끊어버린다. 여자는 변호사에게 상담을 한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변호사의 답변은 이렇다. “우선 형사문제는 되지 않는다. 남자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사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도 쉬워보이지 않는다.” 여자는 결국 남자에 대한 심한 배신감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고, 대인기피증세를 보인다. 아이를 낳을 수는 없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본인 돈으로 낙태수술을 한다. 몸도 망가지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주변 사람들은, 남자는 아주 나쁜 인간이지만, 여자도 바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우리 사회가 이러지는 않았던 것같다. 아무리 나쁜 인간이라도 여자와 연애하다 임신시켰으면, 적어도 수술비는 마련해서 대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 요새 일부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서로 좋아서 연애한 것이고, 서로 섹스를 즐겼는데, 왜 남자 혼자 책임을 져야 하느냐? 여자, 네가 알아서 해라. 그리고 나를 만났을 때, 이미 너는 여러 남자들과 섹스를 했던 여자 아니냐? 이번 임신도 처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돈이 없다.” 이런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여자 부모가 알면 어떨까? 얼마나 속이 상하고 가슴이 아플까? 여자 아이가 철부지도 아니고, 저렇게 세상을 모를까? 그 나쁜 인간을 만나서 혼을 내주고 싶은데, 아무런 방법도 없다고 하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법은 왜 이런 것일까? 세 번째, 예전에는 결혼 이외에는 달리 성생활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요새는 꼭 결혼하지 않아도 남녀가 성생활을 하는 기회가 많아졌고, 비교적 쉬워졌다. 물론 여기에서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돈 있고, 잘 났고, 능력이 있으면 섹스 파트너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동시에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없고, 잘나지 못했고, 능력이 없으면 섹스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재혼도 마찬가지다. 돈이 있는 남자는 쉽게 재혼할 수 있고, 더군다나 젊은 여자도 구할 수 있지만, 돈이 없는 남자가 상처하거나 이혼한 다음 밥을 해줄 여자를 찾으면, 보통 50년이 걸린다. 순수한 인간적인 정 때문에 무능력한 홀아비 밥해주고, 잠자리해줄 순정파 여자는 근대소설에서나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일부 남자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책임을지지 않는 범위에서 자꾸 여자들을 바꿔가면서 연애하고 섹스를 한다. 그런 맛에 결혼은 하지 않는다. 네 번째, 현대인들은 결혼이나 혼인이 법적으로 너무 심한 구속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의무나 책임, 구속을 귀찮아하고, 두려워한다. 결혼하면 좋은 점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박탈당하는 자유가 많고, 꼼짝 못하게 하는 굴레를 쓰는 것이다. 결혼하면 개인의 자유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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