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법인 소속 멤버들이 모처럼 운동을 하자고 해서 용인에 있는 신원 CC 에 갔다. 토요일 오후 티업이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경부고속도로도 막히고 영동고속도로도 많이 막혔다. 잘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용인 인터체인지로 나가서 15분 정도 걸린다.

 

신원 CC 는 신원그룹에서 만들었다. 곳곳에 교회 분위기를 넣고 있었다. 연습을 별로 하지 않아 처음에는 조금 흔들렸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옛날 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었다. 골프장에 나가면 기분이 참 좋다.

 

잘 다듬어 놓은 조경에 아름다운 경치, 맑은 공기, 그리고 아주 작은 공을 가지고 콘트롤하는 재미, 가까운 사람들과의 자연스런 대화 등등이 너무 좋다. 막상 딱딱한 분위기인 사무실에서 못할 대화들을 여러 시간 함께 움직이면서 나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6월을 다 보내고 있는 날씨지만 별로 더운 것은 잘 못느꼈다. 산 속에서 있어서 그런지 그런대로 운동하는데 적당했다. 같은 직종에 있는 사람들을 몇 사람 만났다. 반가웠다.

 

캐디에게 물어 보았더니 호칭을 언니라고 하지 말고 OO씨라고 이름을 불러주면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더니 그것도 자연스러웠다. 간간히 휴게소에서 이것 저것 먹었다. 맥주는 300씨씨만 준다. 음주운전 때문인 모양이다.

 

다른 건 괜찮은데 막상 그린에 올라가면 퍼팅이 잘 안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홀안에 공을 넣는 것이 힘들다. 꾸준히 연습도 해야 하는데 막상 시간을 잘 내지 못하고 있다. 사우나 탕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이 권유하는 대로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가며 오갔다. 심장마비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더니 사람들이 웃는다. 묘햔 느낌이다. 뜨거운 곳과 차가운 곳을 번갈아 오가는 일이란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삶도 이같은 변화를 그때 그때 겪으며 사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감성이 뜨거운 사람과의 대화, 이성이 차거운 사람과의 비지니스. 번갈아 가면서 아주 다른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골프장을 나오니 어두워졌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평온했다. 차 안에서는 좋은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고속도로 상의 연이어지는 차량들 속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로 서울로 향하고 있을까? 그들의 마음 속에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을까? 증오심으로 넘치고 있을까? 사랑도 미움도 아닌 담담한 무감성으로, 무표정으로 운전을 하고 있을까? 이렇게 하나 저헐게 하나 내일 아침에는 또 다른 태양이 동쪽에서 뜰 것이고, 하루의 시간을 보내면 서쪽 산 넘어로 웅장했던 해는 질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또 갈 것이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해방지대책  (0) 2005.06.28
시들은 장미  (0) 2005.06.27
여성가족부 출범식  (0) 2005.06.23
색다른 음식  (0) 2005.06.22
한밤의 명상시간  (0) 2005.06.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