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비취는 창가에서 가을을 품어본다. 파란 하늘이 가을을 상징하고 있다. 뭉게구름이 커다란 건물을 감싸고 있다.
몇 달 동안 공판이 열렸던 C 씨 사건에 관한 선고가 있었다. 1심에서 징역 3년6월의 형이 선고되었었는데, 항소심에서 아무런 사정변경 없는 상태에서 감형이 되어 징역 2년이 선고되었다. 가족에게 연락을 하니 너무 고마워한다.
변호사로서 일하다 보면 이럴 때가 가장 보람있다. 열심히 변론을 해서 피고인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아주 감격스럽다. 돈 보다도 피고인 본인이나 그 가족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모두 잊혀진다.
점심 식사를 서초동에 있는 강희제 중국 식당에서 했다. 같은 회사 소속원들이 모여 하는 식사라 참 편하다.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어느 국회의원의 술좌석에서 있었던 사건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평소 몸조심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
나이를 먹으면서 조심해야 할 일들이 있다. 몸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을 깨끗하게 하고, 건강하게 하는 일이다. 어수선한 곳에 가급적 가지 않고 건전하게 보내는 것이다. 술집이나 복잡한 곳에 덜 가면 그만큼 근심스러운 일이 없어진다.
술시중을 드는 여종업원이 있는 술집 보다는 건전한 생맥주집이나 막걸리집에 가면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숲이 맑은 산에 가는 것이 훨씬 좋다. 청계산 입구에서 묵밥이나 보리비빔밥을 먹을 때 나는 숲 속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좋다.
남자와 여자 문제도 조심해야 할 일 중의 하나다. 복잡하게 살고 싶지 않으면 남녀관계를 단순화하라. 책임질 수 없으면 그냥 조용히 살아라.
무리하게 술을 마시거나, 향락에 빠지거나, 컴퓨터에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남녀간의 애정에 빠져 정신을 못차라는 일에서 벗어나자.
조용히 산 속에 들어가 깊은 호흡을 해 보자. 그 호흡 속으로 모든 세상 일을 담아 내버리자.
올 가을에는 보다 성숙한 삶의 진수를 맛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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