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메리어트 호텔로 갔다. 2층 양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A 씨와는 꽤나 오랫만에 함께 식사를 하게 된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전혀 변한 게 없다. 39,000원짜리 점심 set menu가 꽤 좋다. main dish로 안심스테이크가 나오고, 전채 및 디저트로 사시미와 스시도 있다. 여러 가지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A 씨는 부동산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부동산 투자를 정확하게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웬지 모르게 허무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는 그의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무었다. 내가 점심값을 내겠다고 했는데도 굳이 돈을 내겠다고 우기면서 끝내 자신이 돈을 지불했다.
A 씨가 잘 알던 B 사장은 끝내 모든 돈을 잃고 망했다고 한다. 그 많은 돈을 어떻게 잃어버렸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사람이 망하려면 이런 저런 일이 잘 되지 않아 결국은 망하게 된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모아 놓았던 돈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비참해진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왜 망하는지를 연구해 보기로 했다. 여러 분야에서 성공했던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망하고 추락한다. 그 원인이 중요하다.
어느 시민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방문이 있었다. 시민단체의 일로 어느 사무실에 찾아가 항의를 하다가 벌금을 200만원씩 받았다. 그래서 정식재판을 청구해서 재판을 받고 있는 입장이었다. 몹시 억울해 하고 있었다. 세상에는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하루 종일 바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테니스장으로 나갔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분다. 땀이 조금씩 나도 시원한 바람에 전혀 덥지가 않다. 테니스 게임을 두게임하고 돌아왔다.
상일동 재래시장에 가니 이제는 팥빙수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래시장에서 포장마차 젊은 부부가 하는 햄버거가게에서 파는 팥빙수는 2천원짜리, 1천원짜리, 5백원짜리 세가지 종류가 있다. 5백원짜리도 먹을만한다. 간단하게 먹는 팥빙수인데 운동을 하고 시원하게 목을 추기는 역할을 한다.
그 부근에 제과점에서는 팥빙수가 4천원이다. 압구정동 어느 제과점에서는 7천원이나 했다. 동네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이다. 햄버거 가게에서도, 제과점에서도 이제 팥빙수는 안한다고 한다. 서운했다. 문득 여름이 가고, 가을이 한껏 깊었다는 생각이 들어 고맙기도 했다. l수박을 하나 사왔다. 4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