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술도 마시고 늦게까지 앉아 있어서 그런지 피곤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피로는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차도 놓고 갔기 때문에 택시를 탔다. 집 부근에 택시가 많지 않아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차를 타고 눈을 감고 잠을 자려고 했다. 약간은 잠을 잤지만 곧 바로 잠에서 깨었다. 그냥 창밖을 보면서 갔다. 약간 지루했다.

 

테헤란로를 지나가는데 옆에서 청소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젊은 사람이 운전을 하다가 담배불을 붙이고 있었다. 그 트럭 뒤에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머리가 하얀 사람이 차에 매달려 가고 있었다. 쓰레기를 모아 트럭에 싣고 중간 중간에 내려 쓰레기를 실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나이 들어 트럭 뒤에 매달려 위험하게 가는 모습, 그것도 냄새가 하는 쓰레기를 싣고 그 뒤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세상에는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한 쪽에서는 돈이 많아 사치스럽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환경이 어려워 남들이 하지 않는 힘든 일, 위험한 일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좀 더 겸손하게 검소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자진출석해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장을 만나러 갔다. 한참 조사를 받고 있었다. 어제와 오늘은 또 전혀 달랐다. 아주 초조하고 불안해 하고 있었다. 접견을 하고 나와 그의 가족과 함께 만나 여러 가지 상의를 했다.

 

불안에 떠는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수사권의 위력을 느꼈다. 변론을 하는 내 마음도 어두웠다. 그 사람의 안타까운 처지가 마치 내 입장인 것처럼 생각되면서 맑은 하늘이 어두워보였다. 돌아오는 길은 여의도에서부터 막혀 답답했다.

 

N과 함께 팔레스호텔 2층에 있는 일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P사장도 함께 했다. P사장은 며칠 전에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커다란 사업체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인데도 아주 검소하고 겸손했다. 차도 작은 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며 호텔에 도착해서도 발레파킹을 하지 않고 직접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 올라왔다.

 

일식당에서는 점심 정식코스가 있었다. 몇 가지 음식을 정해 놓고 1인당 3만5천원씩 한다. 팔레스 호텔도 참 오래만에 가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이 다녔는데 요새는 별로 갈 일이없다. 아주 오래된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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