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수요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오페라단의 공연을 보았다. 서울오페라단의 창단 30주년 행사라고 한다. 그러니까 1975년 김봉임 단장이 창립한 이래 벌써 30년이 지났다고 한다. 사회를 보는 샌프란시스코 방송국에 근무하는 아나운서라는 여자의 유창한 영어가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교보문고 뒷골목에 있는 낙지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수족관에 커다란 랍스터 한마리가 살아있는 낙지를 눌러놓고 아주 천천히 뜯어먹고 있었다. 랍스터는 아주 괴물처럼 보였다. 낙지도 징그럽게 생겼지만, 이때의 모습은 아주 불쌍한 피해자였다.
랍스터는 먹는 건지 물고 있는 건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느린 속도로 낙지를 먹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삶과 죽음의 길목에서 낙지는 얼마 있지 않으면 목숨이 끊어질 것이다. 낙지집 주인은 랍스터를 살아있게 하기 위해 먹이로 살아있는 낙지를 준 것 같다. 꼭 그랬어야 했는지는 물어볼 수 없었다.
나는 한참동안 낙지의 고통을 바라 보았다. 내가 낙지가 된 듯 싶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도 마찬가지일 듯 싶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뜯어먹는 현실이 바로 그런 것일 것이다. 약육강식의 세계가 얼마나 무섭고 냉정한가를 곰곰히 씹어 보았다.
차를 타고 광화문과 시청 쪽으로 나오니 밤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 트리가 아름다웠다.
금요일인 12월 30일에는 어린이대공원 옆에 있는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김형곤 엔돌핀코드 공연이 있었다. 유명한 개그맨이다. 칠판을 하나 놓고 서서 1시간 40여분 동안 혼자서 쉬지 않고 재미있는 말을 해서 사람을 즐겁게 해주었다. 대단한 실력이었다. 동대문시장을 들렀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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