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2시에 L을 만났다. 예전에 울산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나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는데 상대방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2시간 반 정도 함께 이야기를 했다.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한 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매우 강해 보이는 사람도 기실 따지고 보면 나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다. 그래서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교만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시련에 빠지지 않도록 간구해야 한다.
우리가 자주 다니던 산악회 사이트가 잠정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산악회의 등산일정에 참가하기로 예약을 했다고 한다. 다른 산악회에 껴서 가고 싶지 않아 예약을 취소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그냥 가겠다는 의사가 강했다.
나도 일단 예약한 것이니 그냥 가기로 했다. 그런데 종전 산악회와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서운하기도 했다. 어디다가 대장의 연락처를 적어놓은 것 같은데 찾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다.
토요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 등산을 가야했으므로 금요일 산책은 생략했다. 아니 산책할 기분도 아니었다. 머리 속은 그냥 복잡했다.
1월 25일 토요일 새벽 일찍 일어나 서초구민 앞으로 갔다. 양재역 4거리 부근에 우동집이 있었다. 24시간 계속해서 영업을 하는 집이라고 한다. 우동을 하나 시켰다. 3천원이다. 아침 시간에 와서 식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버스는 7시 35분에 도착했다. 버스 앞에 가니 종전 산악회 대장님이 와 있었다. 정말 반가웠다. 이런 저런 사유로 새로운 산악회에 와서 일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종전에 운영하던 산악회는 5월경에 다시 재편성하겠다는 이야기다. 세상에 우연이라는 것이 분명 있다. 이런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다.
버스는 무주리조트로 갔다. 그곳에서 산정상에 올라가는 곤도라를 탔다. 1인당 요금이 4천원이다. 8인승 콘도라다. 15분 정도 올라간다고 한다. 가파른 길을 타고 올라가니 밑에서 스키타는 사람들이 다 보인다. 꼭대기 부근에서는 경사가 참 가파르다. 그곳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은 정말 프로였다. 위험해도 보였다.
우리 일행은 27명이었다. 그곳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눈이 그대로 있었고,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미끄러웠다. 겨우 올라가 내리막길로 들어섰는데 갑자기 C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면서 오른쪽 손으로 땅을 짚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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