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는 오전에 장안동에 있는 정형외과에 갔다. 전문의를 만나서 다시 한번 진찰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란다. 원장이 미국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3월 9일에야 다시 진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번에 나는 골절에 대해 많이 배웠다. 우선 큰 병원에 가서 빨리 골절 여부를 확인하고, 뼈를 맞추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여러 병원의 응급실 운영실태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는 병원의 태도도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의사건 변호사건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제공 받는 사람의 입장은 확실히 다르다.

 

그리고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반응과 태도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만일 상대방이 이를 귀찮게 여기고 소홀하게 처리했다가는 아주 서운하게 생각하게 된다.

 

아직도 C는 불안한 상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른다. 부기가 빠져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적어도 6주 이상은 기브스를 한 상태에서 요양을 잘 해야 한다. 순간의 사고로 겪게 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평소에 조심해야 한다. 위험한 일은 하지 말고, 매사를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스키장에서 보니 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타다가 다쳐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팔과 다리를 다치기도 하고, 얼굴에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내가 잠시 있던 그 시간에만 부상자를 여러 사람 보았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키장에서 부상을 입게 되는 건지 가히 상상이 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도 많이 느꼈다. 당장 가깝게 상의할 의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도 새삼 깨달았다. 막상 일을 당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느꼈다.

 

사람을 알고 지낸다는 건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여러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잘 알고 지낸다는 건 살면서 필요할 때 아주 소중한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아무 일이 없을 때는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있지만, 막상 어떤 일을 당했을 때 그 방면의 전문가와 마음 놓고 상의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산악회에서는 두 분이 걱정해주는 전화를 해주셨다.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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