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때문에 외출을 못하고 있다가 오후 늦게 밖으로 나갔다. 하늘은 여전히 뿌옇다. 중국에서 날라온 황사가 이렇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니 놀랍다.

 

코메디언 김형곤 씨가 갑자기 타계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작년 겨울, 공연을 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사람의 운명이란 그렇게 알 수 없는 것인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차를 타고, 우이동으로 갔다. 길음동으로 가면서 옛날 혜명고시원 건물을 보았다. 이젠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벌써 30년이 다 되었다.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혜명고시원 뒤는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있었다. 그곳에서 삼양동 사거리까지 가는 고갯길이 새삼스러워 보였다.

 

아폴로극장은 없어지고, 그곳도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우이동 도선사 입구까지 갔다. 도선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전통찻집에 들어갔다. 찻집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주변에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날씨가 그렇고 어두워지고 있어 그런지 몹시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옛날 삼양동에 살 때 몇 차례 왔던 곳이다. 찻집의 고요함이 산사 부근인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커피를 마시며, 나는 꽤 오래 전의 옛일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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