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가을사랑

 

 

지방에서 올라 온 한 학생을 만났다. 지방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시설도 매우 좋다고 한다. 1인 2실에 하루 세끼 식사도 제공해 주고 한달에 14만원을 받는다. 음식도 입맛에 맞고,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다만, 학교까지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통학시간 때문에 약간 불편하다고 했다.

 

에전과 달라 요즘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어떻게 생활을 해야하나를 궁금하게 생각했는데, 그 학생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니, 여러 가지 좋은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교 등록금 마련이 큰 문제일 것인데, 그것도 학점을 잘 받으면, 등록금 전액 또는 일부 면제제도가 있고, 그외 장학금혜택도 있다고 한다. 가정경제가 어려운 인재들이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사회 도처에 조금씩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렵게 공부를 했던 대학시절을 강하게 떠올리게 했다.

 

나는 그 학생과 이런 저런 대화를 많이 했다. 30년 넘은 대학시절을 돌이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 학생을 보니, 우리 사회가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장학혜택과 공부를 하려는 재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고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교 기숙사는 식사대금을 빼고 월 14만원이고, 식권을 사면 월 11만원이 더 추가된다고 한다. 학교 기숙사는 학교에 왔다 갔다는 하는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경비가 더 들고, 식사가 마음에 들지 않든다고 했다.

 

고향출신 기숙사에서는 그 고장 입맛에 맞게 아주머니들이 아주 성의껏 음식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공부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 나름대로 비용을 절약해 가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가끔 사람들이 호텔에 가서 식사를 한다. 1인당 한끼에 10만원이 넘는 경우도 많다.

 

호텔이 아니라도 식사비용은 꽤 비싼 편이다. 게다가 술까지 곁들이면 그 비용은 엄청나다. 10만원이면, 대학생은 한달을 먹을 수 있는 돈이다. 어떤 사람은 한달 동안 90끼니를 10만원 가지고 먹고, 어떤 사람은 하루 저녁 식사비용으로 10만원을 쓰는 셈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이런데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비록 돈을 벌어 가진 입장이라도 같은 사회에 살면서 이런 분야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서 다른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개구리가 올챙이 때 일을 다 잊어버린다고, 나 또한 그런 상태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몇몇 학생들의 상담을 했다. 학생들은 6월 20일경으로 예정되어 있는 기말고사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듯했다. 

 

저녁 7시가 되어 연구실에서 나와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나뭇잎들은 파란색으로 생명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응껏 보여주고 있었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악산  (0) 2006.05.31
삶에 있어서의 유한성  (0) 2006.05.31
북한산  (0) 2006.05.28
소나기  (0) 2006.05.27
남산도서관  (0) 2006.05.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