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도서관


                                                             가을사랑


5월의 맑은 날씨다. 거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대개 낮에 사무실에 있는 경우가 많아 가끔 외출을 하게 되면, 약간은 눈도 부시고 얼떨떨한 느낌을 갖게 된다.


지난 화요일 오후에는 남산도서관에 잠깐 들렀다. 수 많은 책들을 보면서, 책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나이가 젊던 많던 비교적 순수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헌법 분야의 책을 몇권 찾아 읽어보았다. 도서목록 검색을 해보니 내가 쓴 책도 4권이나 수록되어 있었다. 국제형법, 이렇게 하면 빨리 석방된다 등의 책이다. 남산도서관은 입장하는 데 돈을 내지 않는다. 시설도 아주 잘 되어 있다.

 

도서관 안에 들어가 있으면 바깥의 소음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앉아서 책을 읽기에 너무 좋다. 다만, 그 안에 어디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남산을 바라보면서 차를 마실 공간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못찾았다. 그냥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실 수밖에 없었다.  


도서관에서 나와 도산기념관 옆으로 가니 내려가는 길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가 눈에 띄었다. 밑에서 위로 쳐다 보니 정말 대단한 규모의 나무였다. 그 시원한 그늘을 보면서 한 그루의 나무가 갖는 위력을 생각해 보았다. 

 

그 오래 된 나무는 남산공원에서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수백년의 세월을 지내왔을 것이다.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람들의 영고성쇠를 지켜보았을 것이다.

 

권력을 잡았다가 허망하게 무너져간 사람들, 장사나 사업을 잘 해서 수많은 돈을 모았을 재벌이나 거상들, 얼짱 몸짱으로 태어나 뭍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사랑을 받았던 남자와 여자들, 공부를 잘해 과거에 장원급제해서 높은 관직에 올랐던 사람들, 4대문 안에서 조용하게 살아갔을 일반 서민들에 이르기까지 하늘부터 땅까지의 모든 일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 거대한 오래된 나무 아래서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부자 되기에 힘쓰지 말고, 네 사사로운 지혜를 버려라' 잠언 23장 4절에 나오는 성경구절이 생각났다.

 

'어찌 허무한 것에 주목하겠느냐, 정녕히 재물은 날개를 내어 하늘에 나는 독수리처럼 날아가리라' 잠언 23장 5절 말씀이다.  

 

목요일 점심시간에는 K 부회장, S 부장과 함께 메리엇트 호텔 일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대화내용이 무거웠기 때문에 식사를 하면서도 맛을 음미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도 자꾸 토론을 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문제의 해결방법은 찾아지는 것이다.


목요일 저녁에는 한우리테니스코트에서 테니스를 쳤다. 게임을 하다 보니 3게임이나 했다. 거의 2시간 동안 테니스를 쳤다. 숲으로 둘러쌓인 코트에서 운동을 하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코트가 별로 붐비지 않아 항상 가면 아무 때고 운동을 할 수 있어 좋다.


운동을 하고 상일동 재래시장으로 가서, 생맥주를 마셨다. 밤 12시가 다 되도록 사람들이 많이 밖에 나와 있다. 치킨 호프집 앞에는 밖에 의자를 놓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나도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차량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길에서 파는 산오징어도 1만원에 4마리나 요리를 해서 가져다 준다.


금요일은 주말이 되어서 그런지 마음이 편하다. 점심 시간에 어느 협회 부회장과 식사를 함께 했다. 공인회계사 한 분도 참석했다.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니 유익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서린법인이 이전한 곳을 방문하고 문 변호사를 만나 차를 마시고 축하해 주었다. 강남역 부근인데 사무실을 잘 꾸며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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