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한옥마을에서
1.
남산은 참 아름다운 산이다.
1971년 서울에 올라와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는 남산에 올라가
멍하니 서울을 바라본 기억이 있다.
그때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은
지금과는 달랐다.
그렇게 삭막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남산에서 보는 서울은
너무 커졌고
너무 삭막해졌다.
낯선 풍경들에 위압감도 느끼곤 한다.
그래도 남산은 예나 지금이나 정겹다.
내가 걷던 발자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2.
남산 북측순환도로를 따라 2킬로미터 정도 가면
아래로 남산한옥마을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가면
서울에 그런 곳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남산한옥마을이 있다.
수원에 있는 민속촌 같은 분위기다.
한옥들이 있고,
공연장도 있다.
조용한 공원이기도 하다.
3.
봄날이라 화사한 꽃들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화사한 부채꽃들이
아름다운 여인들에게서 피어나오고 있었다.
우리나라 한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껴보았다.
부채는 접었다 펴지는 묘한 존재다.
우리 사랑도 부채처럼 움직이고 있는지 모른다.
활짝 펴진 사랑을 만지고 싶다.
항상 접혀 있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일지 모른다.
4.
아직 피기 직전의 애틋한 모습이다.
완성되지 않은 사랑이 이런 모습일까?
너무 애틋해 보여
내가 눈물이 날뻔 했다.
오늘 밤
그리고 내일 아침
달빛과 새벽 이슬을 맞으면
활짝 피어날지 모른다.
우리 사랑도 영원히 이런 모습으로 남아
서로의 가슴을 애타게 만들지 모른다.
꽃망울은 사랑 앞에서 가슴을 조이고 있었다.
5.
신나는 풍악놀이를 하고 있었다.
얼굴 표정에서 신이 나고 있었다.
덩달아 신이 났다.
6.
서울특별시에서 만들어 놓은 천년타임캡슐이다.
우리의 사랑도 백년 후에 열어볼 수 있도록
이곳에 사랑의 타임캡슐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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