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걷는 길
내가 가는 길에는 반드시 네가 있었다. 너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나의 길에는 네가 있고, 너는 나에게 길이 존재하는 이유였다고 믿었다.
내가 길을 처음 나설 때 너는 없었다. 내가 가던 길의 방향에 너는 우뚝 서있었다. 나는 너를 바라보며 걸었다. 너를 찾아 나선 길에는 어두움밖에 아무 것도 없었다. 너는 내 앞에 별이 되어 나타났다. 별처럼 밤하늘을 밝혔고, 걸어가는 길을 환하게 비추었다.
너를 향해 걸었다. 오직 한곳만을 향해서 걸었다. 너를 생각하며 걷는 길에는 의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내 삶의 유일한 의미를 그곳에서 찾았다.
너를 만나 함께 걸었다. 오직 너와 나만 존재했다. 두 개의 실존은 함께 모든 것을 공유했다. 길은 길을 위해 존재했다. 길을 따라 우리는 삶의 모든 흔적을 남겼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길은 항상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간의 욕망이 파도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한계도 느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두 사람은 함께 있었다. 그것은 시간의 공유였다. 존재의 합치를 의미했다.
비록 꿈이었어도 좋았다. 너와 내가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었다 해도 충분한 의미를 주었다.
너는 다시 너의 길을 향했다. 나는 외롭게 혼자 남았다. 내 몸과 마음속에서 너의 흔적은 이제 잊혀져야 한다. 깨끗하게 씻어져 떨어져 나가야 한다. 다시 나는 고독 속에서 순백의 존재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너의 손길이 스쳐 지나갔던 나의 몸에서 이상한 향기가 난다. 너의 향기일 것이다.
별이 다시 떠오르면 우리의 기억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것이다. 그 어떤 사람도 알 수 없는 우리만의 체취가 배어 있는 향기와 더불어 찔레꽃은 하얀 순백의 시간을 베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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