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행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나갔다. 택시를 타고 수서역으로 갔다. 택시 기사가 매일 자전거를 타고 길동에서 팔당대교까지 갔다온다고 한다. 출근은 5시까지 하고, 근무도 새벽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다고 한다. 대단한 의지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면서 수서역까지 갔다.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 사진까지 보여준다. 아주 귀엽게 생겼다.

 

기차는 8시에 출발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롯데리아에서 햄버거와 커피를 시켰다. 그곳에서는 모닝셋트는 하지 않는다. 커피만 들고 기차를 탔다.

 

창밖으로 가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누런 황금빛 벼가 익어가고, 조금씩 단풍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기차는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그래서 차분하게 경치를 음미할 수 없었다. 대전역에서 잠시 정차했다가 출발하는데 인동아파트가 보였다. 내가 옛날에 살던 동네다. 어렸을 때 추억에 잠겼다.

 

기차는 936분에 정확하게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역밖으로 나가니 광장도 넓고, 아주 좋았다.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법원으로 갔다. 요금은 4,200원이 나온다.

 

아주 오랜만에 대구법원에 가본다. 옛날 내가 근무할 때와는 완전 딴판이다. 옛날 모습은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법원 앞 도로도 무척 넓어졌고, 검찰청이나 법원 건물도 완전히 새로 지었다. 감회가 깊었다.

 

재판은 1130분에 시작되었다. 피고인은 구속된 상태다. 형사법정의 분위기는 언제나 무겁다. 특히 구속사건이면, 교도관도 따라나오고, 징역을 살아야 하느냐 하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피고인을 석방시켜야 하는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

 

재판을 마치고, 다시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왔다. 기차 시간이 많이 남아 부근에서 바람을 쐬었다. 역사 바로 옆에 신세계백화점이 있다. 옥상에 올라가니 어린 아이들 놀이터처럼 잘 꾸며놓았다. 대구 시내가 다 보였다. 전망이 좋았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점심식사를 하고, 130분 출발하는 수서행 SRT를 탔다. 기차를 타니 피로가 몰려왔다. 잠시 눈을 붙였더니 수서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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