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눈물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멍하니 서있다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네가 변한 시간
아무 생각 없이 서서
아무 감각 없이 앉아
그 새 앞에서
한숨을 짓고
눈물을 흘린다
잡을 수 없다면
맺을 수 없다면
그냥 보내주어야지
어깨를 짓눌렀던
사랑의 무게에서 벗어나
추억으로 돌아가서
꿈을 술에 타서 마시자
기다리던 새는 추락한다
날개가 부러진 채 통곡한다
차가운 비가 뿌린다
불탔던 사랑의 재를 날리며
새들과 나는 원을 그린다
(후기)
<네가 좋았다. 한없이 좋았다. 하지만 잡을 수 없었다. 새는 날아갔다. 새가 남긴 흔적이 가지에 걸쳐있다. 가지 위로 낙엽이 떨어지고 있는 밤이다.>